충주 이야기 XXVII - 주말 농장 VI를 쓸때까지만 해도 매주 최소한 한번씩은 주말 농장을 방문했다. 7월 초까지도 계속 주말 농장을 방문한 것 같은데 7월 중순부터 매주 서울에 올라갔기 때문에 주말 농장에 가지를 못했다.

지난 주까지 서점에서는 책방에 날아든 나무곤충 이야기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토요일, 일요일이면 이 행사에 참석했고 우엉맘과 우영이도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때 서점 행사에는 거의 빠지 않는 박종호(주말 농장을 함께 하는)씨를 만났다고 한다. 만나서 들은 얘기는 요즘은 왜 주말 농장에 가지 않는냐라고 한다. 주말 농장에 가본지도 오래됐고 또 풀을 뽑아 주어야 하는 시기도 지난 것 같아 지난 주 주말 농장에 갔다.

풀이 어느 정도 자랐을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가본 주말 농장은 이런 예상을 훨씬 벗어나 있었다. 일단 풀이 한길 넘게 자라있었다. 우리만 주말 농장에 오지 못한 것은 아닌 듯 다른 사람들의 이랑과 고랑도 풀이 잔뜩 자라있었고, 방울 토마토와 토마토는 모두 익어 터져있고 호박과 오이는 이미 꼬부랑 망탱이가 되어 있었다.

이랑과 고랑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풀이 잔뜩 자라 있고 고추도 풋고추가 아니라 이미 붉게 익어 있었다. 당연힌 얘기지만 쌈채소 역시 웃자라 이미 꽃이 피어있었다. 주말 농장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께 이런 참혹한 사정을 알리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 풀뽑는 것은 포기하고 주말 농장의 사진만 찍고 귀가했다.

엄청 큰 가지

우엉맘이 보고 놀랄 정도로 크게 자란 가지이다. 나도 이렇게 큰 가지는 본적이 없다. S자로 꺽인 이 녀석을 우엉맘이 반찬으로 만들었다.

웃자란 넝쿨 채소

이미 늙은 호박, 늙은 오이가 됐다. 호박은 따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모르기 때문에 일단 호박을 먼저 땃다. 늙은 오이는 날로 먹는 것 보다 삶아 먹으면 맛이다고 한다.

참혹한 주말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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